# 사다리게임
나른한 오후, 간식 생각이 나면 흔히들 "사다리 게임"이란 것을 합니다. 횡과 열로 불규칙하게 엇갈린 선들이 만들어 내는 변화와 반전 그리고 비예측성을 이용한 게임입니다. 처음 만나는 선을 따라서 아래로 내려간다는 매우 간단한 규칙이 조직화 하는 우연성과 재미가 만만치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우연성에 의존한 게임이기에 사람들은 부담 없이 참여합니다. 우연성을 강조하기위해 보통은 선택의 대상인 출발점들만 보여주고 그 아래 선들의 연결을 가리지만 복잡하게 연결된 선들을 보여준다고 해서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예측할 수 없기에 흥미진진한 것입니다. 인간 본성에 소구하는 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우연성, 재미, 비예측성, 공평성, 규칙, 조직화, 게임, 참여, 복잡성, 선택)
# 인터넷
인터넷 이용은 이런 사다리 게임을 많이 닮았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단어들의 조합으로 검색을 할 때, 블로깅을 할 때, RSS 서비스를 이용할 때, 커뮤니티 사이트를 방문할 때, 댓글 놀이를 할 때, 인터넷 메신저를 켜놓았을 때, 이 모든 것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의식적 무의식적 효용은 사다리 게임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네트워크의 복잡성에 기인한, 예측할 수 없었던 발견, 만남이 주는 기쁨 그것입니다. 검색할 때마다, 링크할 때마다 우연히 마주하게 되는 다른 결과들. 인터넷이 중독성이 있는 이유입니다. (인터넷, 조합, 검색, 링크, 무의식적 효용, 우연한 결과)
# "세렌디피티"
"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영어 단어가 있습니다. 영화 제목으로, 또 뉴욕의 유명 카페이름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 의미는 큰 변화를 만들어 내는 우연한 발견 또는 기쁨,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이나 장소를 의미합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인터넷이 바로 이런 세렌디피티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오랫동안 예술가들의 인문학적 상상을 자극해온 이 단어는 네트워크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문학적 소재 그 이상을 의미합니다. 세렌디피티의 개념을 복잡계의 창발적 현상과 연관지어, 좀더 확장해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진화론의 에포크 적 변화와 연결지을 수도 있고, 확산 현상을 설명하는 네트워크이론의 "약하지만 강한 연결" 개념과도 연결할 수있습니다. MIT 미디어랩과 같은 유수의 연구기관에서는 최근 세렌디피티를 최적화한 매체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리학과 수학의 지식을 이용 “우연성”을 설계하고 상품화하려는 시도죠. “우연성”만들어 내는 효용이 과학적 탐구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세렌디피티, 우연한 발견, 장소, 복잡계, 창발, 에포크적 진화)
# 나비 효과, "우연성에 대한 과학"
네트워크가 만들어 내는 “우연성”을 연구하는 과학은 이미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최초의 학자라 할 수 있는 사람이 지난 주 90세를 일기로 타개한 에드워드 로렌츠입니다. 나비의 작은 날개 짓이 수천 킬로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하는 큰 바람의 원인 될 수 있다는 “나비효과”로 유명한 분이죠. 네트워크의 작은 변화가 엄청나게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 관점은 후에 혼돈과 질서라는 것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카오스 이론의 토대가 됩니다. 최근 들어 인터넷에 기반한 네트워크 사회의 여러 특성을 분석하는데 유용하다고 평가 받는 복잡계 과학도 이 관점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우연성 과학, 나비효과, 카오스이론, 복잡계과학, 혼돈과 질서)
# 에필로그
네트워크가 만들어 내는 혼돈과 우연, 비 예측성이 일상인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언론 모든 분야에서 이런 경향은 관찰됩니다. 모든 것이 연결되고 상호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 사회가 배태한 특징이라고 할 수있읍니다. 하지만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최근에 갑자기 변한 것이 아니라 원래 부터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변한 것은 현상이 아니라 인식일 수 있는 것이죠. 십수세기 전 원효나 도가의 사상이 탈근대적 특성을 설명하려는 21세기의 "네트워크 과학"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보면 말입니다. From 小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