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저 못한 잡다한 이야기들.... He spoke, we write @@
by so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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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에 대한 잡생각
#공포 사회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극작가 월레 소잉카는 그의 저서, "공포의 계절(The Climate of Fear)"에서 공포를 “외부의 힘에 의해, 자신의 통제력을 온전히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감정”이라며 사람들의 자존심이 훼손되고 ‘굴욕’을 느낄 때, 공포는 급속하게 확산되고 집단화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집단적 공포가 현대사회를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 중의 하나라고 그는 봅니다. 아프리카 출신인 그가 서구 지배적인 현대 사회를 보는 시각이지요.

 집단적 공포는 우리의 이성과 상식을 마비시키고 정상적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것을 방해하기에 사회병리적 문제라고도 할 수있습니다.  현대사회의 특징으로 이런 공포라는 개념이 잘 들어 오지 않는다면 분노라고 해도 좋겠지요.  분노는 공포의 또 다른 이름이니까요. 

#공포의 심리학
분노나 공포는 인간 행동을 설명하는 데 매우 유용한 개념입니다. 에덴에서 쫓겨난 인간들이 느끼는 공포와 결핍의 문제는 철학자들의 주요 테마죠. 사회과학자들에게도 공포는 중요합니다. 정치학자들은 "대중의 공포와 분노" 를 이용 "권력"이 행사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하기도 합니다. 프랑스 혁명으로 부터, 러시아 혁명, 나찌즘과 마오이즘 까지 이 문제를 빼고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죠.


미디어를 연구하는 언론학자들 역시 공포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공포가 집단화 되는 과정에서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1938년 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우주인이 쳐 들어 왔다"는 황당한 뉴스가 만든 공포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연구는 유명합니다. 사회켐페인 전문가들에게도 "공포"는 설득을 만드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AIDS에 대한 공포를 이용 콘돔사용을 권장한다는지, 폐암에 대한 공포를 이용 금연을 유도한다든지 그런 것 말입니다.  설득을 만드는 강력하고도 선정적 도구, 그것이 공포입니다.

집단 정체감
이런 분노와 공포는 우리와 그들이라는 집단 정체감과 관련해 더욱 폭발적으로 분출됩니다. 911이후 테러리즘에 대한 공포라는 것은 서구와 이슬람이라는 상호 대립적 정체감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대립적, 갈등적 정체감은 911이후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극복이 쉽지 않은 겁니다. 서구가 동양을 보는 시각인 오리엔탈리즘이란 것의 이면에도 이런 집단적이고 무의식적인 공포가 자리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공포는 상호작용적입니다. 

최근의 올림픽 성화 봉송 중 중국 청년들이 보여준  집단적 공격적 경향도 그들을 없신여기는 서구/또는 한국(작은 서구) 사회에 대한 공포, 분노와 함께 올림픽 개최를 계기기로 고양된 중화인으로써의 자부심과 민족적 정체성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티벳문제는 당근 불구덩이 속 화약이지요. 지구상의 작고 큰 민족주의는 이런 분노와 공포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것은 인터넷이라는 매체입니다.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옳은 소수를 쉽게 발견할 수있고, 그래서 자신과 다른, 옳지않은 생각을 가진 문제있는 다수에 대한 분노를 어렵지 않게 표현할 수 있는 곳이 인터넷입니다. 집단 동조성을 연구한 "애쉬의 실험"을 떠올려 보세요. 혹자에게는, 현실에서 다수에게 무력하게 따라가는 못난 내가 아니라 비록 소수 의견이라도 자신의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얻게되는 쾌감을 누릴수 있는 곳이 인터넷일 수도 있읍니다.  이런 방식으로 구성되는 동종애적 집단정체감과 의견의 표현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발현되어 자존심의 훼손, 공포와 분노, 이성과 상식의 마비등으로 이어지게 되면 대립적 타자에 대한 공격등과 같은 비정상들을 낳을 수도 있는 겁니다.  민족의 수준에서도 이런 것이 가능합니다. 인터넷과 민족주의의 결합, 요즘 신조어로 넷셔널리즘이란 말도 있더군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광우병 논쟁

"광우병" 논쟁이 우리나라를 뒤덮고 있습니다.  MBC 피디 수첩이 불을 댕기고, 인터넷이 퍼날르다가 정부가 뒤늦게 뛰어들고, 그래서 사건이 끝모르게 커지자 조중동 포함 모든 언론이, "웬일이니^^" 하며 연일 이 문제를 가지고 도배를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탄핵 서명 운동에 참여한 사람이 순식간에 백만영이 넘고, 거리에서는 연일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으니 작은일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정부는 기자회견과 신문 광고를 통해 광우병 괴담이 근거 없는 것이라는 내용의 대 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반대 열기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광우병 논쟁은 글로벌 이슈입니다. 광우병의 원산지는 영국입니다. "광우병" 때문에 유럽에서도 난리가 아니었지요. 영국과 프랑스, 영국과 독일 사이에서도 심각한 무역분쟁이 있었읍니다. 관련해 "미디어와 내셜널리즘"이라는 주제도 당근 있었구요. 일단 이번 이슈를 너무 특별한 것으로 볼 이유는 없다 이겁니다.    


#해석틀의 경쟁

그런데도 우리의 상황은 다른 경우 보다 심각해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일차적으로 정부에 책임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다른 나라의 예를 보더라도 매우 휘발성이 강한 이슈였는데 아예 손을 놓고 있었읍니다. 아무 준비가 없었음이 분명합니다. 정부의 대 공중 커뮤니케이션의 실패 사례라 하겠읍니다. 미국 쇠고기 수입 재개”라는 객관적 사실이 해석되는 틀을 만드는 싸움에서 정부는 수입 반대론자들에게 확실하게 밀렸읍니다. 밀렸다보기는 싸움 자체가 없었다고 할 수 있읍니다. 정부는 자기들에게 매우 불리할 것이 분명한 이슈를 포장할 프레임 자체가 없었다고 보입니다. "수입은 이전 정부에서 이미 추진 하던 거였다."  "FTA를 위해 필요하다." 그정도 였지요. 정부의 이런 안이한 생각(또는 프레임)은 반대론자들이 사용하는 프레임에 비해 너무 무력했읍니다.

# 반대론자들의 프레임     

반대론자를 일괄적으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광우병 논쟁의 시발이 되었던, MBC와 여타 방송사들, 그리고 진보적 언론, 이와함께 전부는 아니지만 인터넷의 논리적 누리꾼들이 주로 사용하는 프렘임은 두개 입니다.

첫째는 “말 바꾸기 정부”라는 프레임입니다. 이 프레임으로 해석하면, 지난 2일 열렸던 정부합동 기자회견은 불에 기름 붇는 이벤트였지요. 간결하고 명료하지 못했던 기자회견 답변 방식에 대한 지적도 있지만 그것은 지엽말단의 문제입니다. 본질은 “정책 담당 관료들의 말이 그때, 그때 달라요”라는 이미지입니다. 무책임한 정부, 무소신의 정부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이 프레임은 정부 관료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그것을 삼켜버립니다.  “사실은, 이전 정부에서 다 결정했던 일이다,” 라는 변명도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분노를 부채질하는 대응입니다. 기자회견이나 광고를 통해 어설프게 가르치려 드는 것도 이 프레임을 더 강화합니다. 한 연예인의 표현을 빌면 “국민을 병신으로 알아?” 프레임입니다. 거짓말쟁이로 낙인 찍힌 이상 어떤 말을 해도 소용이 없게 됩니다.

두 번째는 “경제를 위해 국가의 자존심도 포기 하는, 경제 지상주의 정부”라는 프레임입니다. 이 프레임은 사실 정부 스스로 만든 프레임이지요. 이 프레임으로 정권을 잡았다고 할 수있읍니다. 이 프레임이 쇠고기 수입 개방과 결합되면서 브메랑이 된 것입니다. 앞의 거짓말쟁이 프레임처럼 변명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강력하지요. 거기다가 일부 몰지각한 대응 때문에 문제는 더욱 증폭 됩니다.  “일본은 20개월 미만의 소만 수입하는데 우리는 30개월 이상 까지?” “미국에서 광우병 환자가 발생해도 수입을 막을 방법이 없는가?”등과 같은 질문에 정부 관료는 시장 원리에 맡기자, 사람을 수입하는 건 아니지 않는가라는 답변을 내 놓았습니다. 어떤 인터뷰를 보니 한 전문가 라는 사람은 영어를 써가며 "이번 기회에 내장 까지 먹은 우리의 식습관이 괜찮은 비해비어인지 다시 생각해 보자"고 하더군요.  부자와 가난한사람이 먹는 쇠고기의 질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내장을 먹는 식습관에 위생적이지 않을 수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그 반대보다 더 이성적일 수있지요. 그래도 그렇게 대답해선 안 됩니다. 내참...
 
# 대응      

이런 상황에서 광우병 괴담이나 미국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정서가 이성적이지 못함을 지적해 봐야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야당의 정략적 태도를 비난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없습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분노와 공포가 쉽게 전파되는 데는 소잉카가 말한 집단적 “자존심의 훼손”과 “굴욕감”이라는 문제가 자리하고 있읍니다. 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과학적 논쟁이 아닙니다.


#경쟁 프레임
방법은 두개 입니다. 하나는 다른 경쟁적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는 거지요. 보수 언론이 이번 사건을 해석하는 틀이 그 답이 될 수있읍니다. "괴담, 유언비어 유포 사회"라는 프레임이 그것입니다. "광우병"이 아니라 "광우병 괴담"으로 프레임하는 거지요. 어제  MBC 뉴스데스크에서까지 "괴담" 문제를 거론한 걸 보면 꽤 경쟁력이 있는 프레임입니다. MBC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논리적 문제 제기와  말도안되는 "괴담"을 구분하고싶어 그랬겠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두고 볼 일입니다.

#바보야, 문제는 자존심이야!
또 다른 방법은 원인을 치료하는 겁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이런 말이 있지요. 바꾸어 보면, "바보야, 문제는 자존심이야!" 라고 말 할수 있겠읍니다. 말로 설득할 것이 아니라 상처받은 자존심을 달래줄 구체적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비교되는 일본정부 이상으로 무언가 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겠지요. 어설프게 대통령이 미국 쇠고기 먹고 하는 그런 쇼 말고 말입니다. 감성적인 반미 감정으로 유형무형의 피해를 입는 것은 미국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미선, 효순 양 사건처럼 초동 대응이 미흡해 곤란한 상황에 빠지는 일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협조할 것은 적극 협조해야하리라 봅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런 느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그래도 남는 질문
그래도 남은 질문은 왜 그들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들, 청소년들, 교복입고 촛불 집회에 참석하는 20세도 안된 그들 말입니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 까요..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정말 죽는다는 생각, 그런 공포 때문에 대통령 탄핵 서명에 참여하고 촛불 시위에 나오는 것일 까요? 좋아하는 오빠 연예인들이 수입을 반대하니 무작정 따라하는 걸까요? 그들의 자존심이 우리의 그것과 다르기 때문일 까요? 대통령 혹은 우리 세대가 가지고 있는 메이드인 USA와 그들이 생각하는 미국산이 다르기 때문일 까요? 영어 몰입교육이니, 우열반이니 하면서 짜증 만땅 교육 정책을 쏟아 놓는 정부에 대한 불만 때문인지, 진보 정권 10년이 인생의 대부분인 그들이 새롭게 등장한 보수 정권에 대해 가지는 태생적 반감인지.아니면, 정말 공포를 테마로 한 네트워크 게임을 즐기듯, 시사 이슈를 이용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참가자자 처럼,  인터넷에서 광우병 괴담 놀이를 하는 걸 까요?  논술교육 때문이라는 농담같지 않은 농담도 있더군요. 
지금 10대가 우리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인 세대라는 386의 아이들이라는 점도 나름의 설명이 되는 것 같구요.  

이유가 하나는 아니겠지요. 그래도 좀 정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 함의에 대해서도. 신문이라고는 읽을 턱이 없는 그들, 그러면서도 국가적 이슈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표명하는 그들. 놀이의 저널리즘이라고 해야 할까?  From 小達, 2008년, 5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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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dal | 2008/05/06 11:27 | 2008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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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쑤뎅의 무비뮤비 at 2008/05/08 20:02

제목 : 공포의 사회학
공포의 사회학; 바보야, 문제는 자존심이야!교수님의 글 트랙백.외국에 나와있는 바람에 광우병에 대한 광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겠지만뭐 인터넷 상에서는 후끈후끈 전해져 온다.아니, 인터넷이 지구상에서 가장 후끈후끈한 공간인가? 흠.그런데 이런 일이 생기고 가장 하고싶었던 건"학교 가서 수업 듣고 싶다!! >_<, 광우병에 대해서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 어떤 얘기가 나올까?교수님은 뭐라고 하실까~ 아 궁금해 ㅠㅠ"였다니깐... ㅡㅡ;; ......more

Linked at Beyond Homophily.. at 2008/05/13 19:59

... 에 나온 10대 여학생 아이들... 그들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마이너리티라 할 수있었는데. 공적 의견의 시장에서 말입니다. 하여튼 드라마틱합니다. 그놈의 광우병에대한 잡생각이 모든 것을 덮어 버리네요. ... more

Commented by 교수님의 학생^^ at 2008/05/10 14:23
'놀이의 저널리즘' 이라는 단어에 공감 백배!!입니다.ㅎㅎ
정말로 요즘 우리사회 청소년의 대개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일종의 놀이 형태로 자리잡고 있는 거 같습니다. 너무 우스울 정도로, 모두가 '중화민족주의'에 대해 논하고 '국정 운영과 정책을 평가'하는 등 아주아주 어려운 주제를 논하고 있지만 그런 단발적인 현상 이면에 담긴 의미를 숙고하지는 않는 거 같습니다. 또 이 모든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구요
'논술교육' 때문이라는 말에도 대폭소를 터트렸습니다. 정말로!! 그렇습니다.^^ 블로그들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우스운 비평들을 보게 되는데요, ㅎ 사례를 들자면, 제가 다니다 읽은 원글 내용은 "중화민족주의에 분노하는 한국인들의 민족주의도 반성해야 한다"는 꽤나 쎈 주장이었습니다. 당연히 혐중주의사람들이 미친듯이 댓글을 달더군요. 그런데 너무나 우스운 것은 그 비판 글들에서 대부분이 외치는 단어가 바로 "논지의 요점이 흐리다"와 "제재의 우선순위를 정할때 동등하지 않은 수준의 두 이슈를 같은것으로 다뤘다"는 무슨 논술학원 비평같은 비판이 달리더라는 것입니다.
온갖 갖은 욕설을 다하는 학생들이 욕 실컷 다하고, 정작 비판이랍시고 한다는 말이 '중화 민족주의는 오만하고 한국의 민족주의는 한(恨)이기 때문에 그 둘을 같은 것으로 여길 수 없으며, 따라서 글의 논지가 불분명하다'는 완전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더라구요.
그런데 어찌나 말빨들이 센지요.. ㅎㅎ ^-^;; 이걸 좋게 봐야 하는 지 나쁘게 봐야 하는지 난감한 거 같습니다~
블로그 소개 자주 해 주셔서 한 번 와밨는데~ 크;; 이 깊고 많은 글들을 이해하기엔 내공이 딸립니다 ㅠㅠ 좋은 주말 보내세요~!!^-^
Commented by sodal at 2008/05/12 16:31
땡큐 for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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