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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규제법
인터넷의 덫, 악플

*NYT에 인터넷과 관련한 우리나라 기사가 빈번히 실립니다. 초고속 인터넷 망 보급율 면에서 세계최고 수준인 우리나라가 인터넷 기반 사회의 미래를 예측할 수있는 실험실 처럼 여겨지는가 봅니다. 어쩌면 매우 국내적 사건인 이번 최진실씨 자살 문제도 인터넷과의 연관성 때문에, 인터넷의 사회적 영향력과 관련한 의미있는 논점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그래서 국제적 관심사가 되는 것이 겠지요.   

*개인을 위한, 개인에 의한, 개인의 매체인, 인터넷이 개인을 죽음으로 내몬다는 매우 선정적인 프레임이 가능한 사건입니다.

*악플의 폐혜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언젠가 토론회에 참석했더니, 악플을 이 사회에서 몰아내자는 취지로 결성된, 선플 추진 위원회인지, 선플 운동 본부인지 하는 그런 모임도 있더군요. 저는 그 분들 만큼은 아니지만, 개인들이 만들어 내는 악의적인 메시지들이, 이 사회와 개인들에게 해악을 끼치다는 주장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사실 누가 공감하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폐해를 최소화 하는 방법이겠지요. 이번 사건에 편승(?)해, 악플러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최진실 법"이라는 것이 거론되는 모양입니다. 

* 개인적 소견은, 최진실이라는 인물의 사회적 상징성으로 보건데 그의 자살과 직간접으로 연관되어있다고 여겨지는 악의적 인터넷 루머에 대한 제도적 대응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논의 될 수있고, 그러다 보면, 다소 과격한 형태의 주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여기서 논의가 건설적이기 위해서는 몇가지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미디어 영향력 또는 책임론"에 관한 질문입니다. 이 문제는 아주 롱롱 스토리입니다만, 짧지만, 분명히 얘기하면, 미디어 원인 제공론은 실증적으로 입증하기 매우 어려운 주장이라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자살 행위에는 수많은 사회적 요인들이 작용합니다. 어느 학자도 그 중에 가장 큰 원인이 미디어라고 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설령 어느 학자가 최진실 씨의 자살이 인터넷 때문이라는 증거를 제시한다고 할지라도 (증거를 제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만) 인터넷과 자살의 인과관계가 최진실이라는 특수한 개인을 넘에 사회적, 일반적 인과관계로 확대 해석될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습니다. 제도적 대응을 위해서는 이번 경우가, 최진실이라는 개인의 특수성, 또는 유명 연예인이라는 일반화 하기 어려운 어떤 특수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데, 사회적 공감이 필요합니다.

* 두번째 생각해볼 문제는 인터넷의 차별성에 관한 것입니다. 만일 미디어 강 효과론, 중 책임론을 수용한다면....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죽음으로 내몰 수 있는 잠재적 위해성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매체는 없습니다. 신문이나 TV의 경우, 그 신뢰성이나, 이용의 보편성으로 볼때, 그 위해성이 상대적으로 잘 컨트롤 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만,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그런 일반적 믿음 때문에, 문제가 있을 경우 개인과 사회에 더큰 위협이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명예 훼손과 언론(미디어)책임 문제는 언론 자유의 핵심적 이슈중의 하나입니다. 초기 신문(저널리즘) 성립/발전 과정에서도 매우 중요한 이슈였고...새로운 매체가 등장할때 마다 부각되는 문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이라는 비교적 새로운 매체의 사회적영향력과 책임성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 문제는 그래서 중요하면서도, 사실 평범한 문제입니다. 

* 매체의 책임과 자유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만, 그 균형비는 시대에 따라 다르고, 사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질문은 그것이 매체에 따라 다를 수 있는냐 하는 것입니다. 더 풀어 말하면, 신문기자에게 허용되는 표현의 자유 또는 사회적 책임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일반 블로그나 댓글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는가 입니다.     

* 가능한 답은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크게 나누면 세가지입니다.

* 첫째는, 소수의 사람, 예를 들어, 신문기자에게 일반 네티즌들 보다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다시 말해 신문 기자들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 함으로써 얻을 수있는 사회적 이익이, 혹시 초래 될지 모르는 개인의 명예 훼손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보다 크다는 입장입니다. 일반인들에게 허용되지 않는 법적인 보호막을 (신문)기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지요. 틀릴 수 있는 범위를 어느 정도 인정해 주어야 자유 언론이 가능하니, 어느 정도의 특권은 인정하자는 겁니다. 기자들이 아닌, 네티즌들에게 까지 모든 시민들에게 이런 특권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고...

* 두번째는, 일반인들, 즉 네티즌 개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높은 수준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언론 기관과 같은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사회조직에 요구되는 책임성을 사적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도 가능하고, 영향력이 다르니, 책임도 다르다는 생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 표현 매체라는 인터넷의 매체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표현의 자유가 상대적으로 더 중시되어야한다는 견해도 가능합니다.  

* 세번째 가능한 입장은, 차이를 두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문)의 특권이 용인된다면, 인터넷의 특권도 용인되어야 하고, 신문의 책임성이 중요하다면, 인터넷의 책임성도 중요하다는 생각이지요. 기자와 신문의 경계가 불분명해진 지금, 신문도 언론이고, 인터넷도 언론인 시대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그 차이를 두는 것이 불필요하고, 또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명예훼손죄에서 중요한 것은 피해 정도입니다. 피해가 크면, 죄가 큰 것이지요. 신문이냐, 인터넷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유발한, 피해의 정도에 따라 물어야할 책임의 정도를 결정해야 한다는 견해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인터넷의 경우, 그 네트워크적 속성때문에, 책임의 소재와 정도를 명확히 구분하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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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dal | 2008/10/07 12:00 | 2008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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